이의홍 선교사님 편지(5/18/2017)

거리의 가로수를 통해 반복되는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되는데,
앙상하던 가지들이 어느 새 푸른 잎새들로 단장하여 봄날의 상큼함을 더해 줍니다.

평안의 안부를 여쭈면서
목사님 내외분을 비롯한 동역자 여러분의 염려와 기도 덕분에 지난 한달도 잘 보내고,
지난 주에는 터키 동부지역에도 잘 다녀 왔습니다.
작년 쿠데타 사건 이후로 터키 분위기가 더욱 살벌하게 변해 가는 것 같지만,
그러나 그로 인해 저희의 영혼을 오히려 깨워 주기에 다행 스럽습니다.

터키 동부의 아가페공동체 식구들은 주님 은혜로 더욱 강건해져 가고 있으며
무엇보다 고난이 유익 임을 절실히 배워가고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렘지와 가족들은 다시 또 거처를 옮겨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한결같은 마음으로 각자의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 세 가정이 주님께 돌아오게 해주셔서 이들과 더불어 식구들을 잘 양육하고 있었고,
저는 이번 방문의 주 목적인 예배처소를 결정하고 이번 주부터 작업을 시작하도록 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은 렘지형제의 처인 나즐러가 가슴에 악성종양이 진작에 발견되었지만
경제적으로 형편이 안되어 방치해 두었나 본데
그 사이 종양 크기도 커지면서 이번에야 저에게 사실을 알려 주어서
어제 입원시켜 이번 주 중에 수술을 하도록 조치를 하고 돌아 왔는데,
의사가 좀 더 살펴본 후에 수술을 하자고 해서 일단은 추이를 지켜 보려고 합니다.

이전에 이맘(Imam)들이었던 가족들의 근황을 정리하면

라마잔1 형제 가족들은 여전히 주님 은혜 가운데 감사하면서
오랫동안 익숙해 왔던 공직생활의 편안한 일상을 잊어 버린 채
큰아들 압두르라힘과 시골마을을 돌면서 생필품과 함께 복음을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큰 딸 슈헤다는 작은 구멍가게에서 하루 반찬거리라도 벌어볼 양으로 열심히 뛰고 있고,
불평을 할 법도 한 아내 라티페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저희들을 그리워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자립할 형편이 되지 않아서 동생 집에서 거처하고 있는데,
신앙생활 하기에 어려움이 크다며 가을엔 저희 아가페공동체가 있는 Van으로 옮겨 올 예정입니다.

라마잔2와 세닷은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해 처가살이 중이고,
뮤슬륨씨는 마켓의 관리자로 채용이 되어 일단은 생계를 유지하는데는 불편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슬람신학교 교장이었던 오메르씨는 다행히 과수원과 양봉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있어서
별 어려움이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와스퍼형제 가정은 지난 번 페이스북 여파로 아직 공동체와는 거리를 두고 있긴 하지만
조만간 렘지와 라마잔 형제 가정을 통해 회복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며 다들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고난의 과정을 통해 이제는 저희 공동체가 명실공히 터키 교계에서 신실한 공동체로 인정을 받게 되어
이번 기회에 법적인 절차를 거쳐 주정부에 교회 등록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동체 식구들의 부탁으로 작년에 이어 7월 중에 한주간 수련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불가리아 소식*

저희가 섬기고 있는 집시공동체는
조만간 예배처소를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준비하기로 했고,
말씀 사역과 더불어 세닷 형제와 함께 인근 산촌마을 전도에 더욱 힘을 쏟으려고 합니다.
인근의 불가리아교회에서도 설교 부탁과 함께 동역을 요청해 와서,
오는 7월에 예정된 교회 사역자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캠프가 더욱 풍성해 질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저희와 이십년 세월을 동역하며 신앙으로 같은 길을 걸어 온 장로님이
불치의 암에 걸려 생사를 가늠할 수없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장로님 내외분이 보여주는 흔들림 없는 소망의 고백을 접하면서 만감이 교차합니다.
우리의 소망이 하늘 아버지께 있음이 분명 하면서도 그러나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히 떠나려는 이들의 마음자락을 붙들고 있음은, 아직은 우리가 육신에 거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저희 역시도 이번에 아내가 생사를 넘나드는 위기의 순간을 갑작스레 경험하게 되면서,
신앙은 결국 죽음을 준비하는 여정 임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에서 더 머물기 위한 방편으로 여기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신앙의 본질에 대해 스스로에게 다시 질문하게 됩니다.

아무쪼록 이 땅에 머무는 시간 동안 복음의 증인으로서의 사명을
동역자님들과 함께 충실히 감당하게 되길 소망하면서
지난 시간에도 기도와 변함없는 사랑으로 함께 해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5월 따스한 봄볕 아래서

이의홍, 김영희 드림